근로자의 사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진 행위가 회사와 직접 관련이 있다거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였다면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사건번호: 서울고등법원 99누5438
판결일자: 2000.4.19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1998.9.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8부해240호 부당해고구제재심 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라는 판결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라는 판결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호증의 1∼2, 갑2호증의 1∼4, 갑3호증, 갑4호증의 1∼2, 을1호증의 1∼3, 을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4.4.16 원고 회사에 일반직 1급 직원으로 입사하여 1997.10.8까지는 기술국장으로, 그 이후부터는 기획편성국 편성부 주조정실 방송운행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기술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원고에게 방송용 중계차를 제작·납품하는 등 사업상 많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주식회사 0000(이하 `0000"이라 한다)을 위하여 0000회사들과 거액의 연대보증계약(이하 `이 사건 보증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함으로써 0000의 부도로 급여를 가압류 당하여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사유로 인사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998.2.23 참가인을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다. 참가인은 1998.3.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고, 같은 위원회가 1998.5.20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해임을 부당해고로 인정함과 아울러 그 구제조치로써 원직 복직과 해고기간 중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라. 원고는 1998.6.8 중앙노동위원회에 98부해240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위원회는 1998.9.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위 해임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원고의 상벌규정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그 정도가 중하고 고의에 의한 것인데다가 참가인이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도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피고 및 참가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임은 부당해고로써 이 사건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첫째, 참가인은 0000 대표이사와의 개인적 친분관계에 따라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이 사건 보증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써, 원고의 장비도입체계 및 직무분장에 의하면 중계차의 구매발주 책임자는 총무부장으로 되어 있고 구매발주에 앞서 장비도입심의회의 심의와 대표이사의 결재를 거치도록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구매계약은 조달청의 공개경쟁입찰에서 낙찰 받은 업체와 체결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참가인이 방송용 중계차 구입과 관련하여 0000에 특혜를 줄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고 실제로 어떠한 특혜를 준 바도 없는 바, 위와 같이 직무와 관련성이 없는 개인적 보증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한 사유가 없다.
둘째, 설령 참가인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종전에 참가인이 받은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은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 권00이 KBS 출신 직원을 우대하고 교육방송(EBS) 출신 직원을 탄압하기 위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한 것인 점, 참가인이 원고의 창설요원으로 입사하여 회사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점, 이 사건 보증계약의 체결로 말미암아 원고에게 실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원고와 함께 0000을 위한 보증계약을 체결한 공동연대보증인 중 한사람인 김00에 대하여는 원고가 정직 3월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계처분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은 원고가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나.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에서 본 증거들 갑5호증의 1∼3, 갑6호증, 갑7호증의 1∼3, 갑8∼10호증, 갑12호증의 1∼3, 을2호증, 을5호증의 1∼2, 을10호증의 2, 을12호증의 3, 을13호증, 을15∼19호증, 을26∼27호증, 을28호증의 1∼3, 을29호증, 30호증의 1∼16, 을39호증의 1∼2, 을40호증의 1∼3, 을44호증의 1∼3, 을53호증의 8∼11의 각 기재 및 영상, 원심 증인 허00·박00 및 당심증인 허00·백00의 각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징계관련 규정
(가) 원고의 취업규칙 제4조(성실의 의무)는 “직원은 정관 및 제규정을 준수하여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조(품위유지)는 “직원은 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상호 인격을 존중하여 직장의 질서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의 취업규칙 제49조에 위하면 직원의 징계에 관하여는 상벌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규정되어 있고, 상벌규정 제13조 제1항은 징계의 종류로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12조 제1항에 의하면 직원이 `법령·정관 및 제규정을 위반할 경우"(제1호), `직무상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경우"(제2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한 경우"(제3호) 등에는 대표이사가 인사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제2항에 의하면 인사관리위원회는 비위의 유형과 정도, 과실의 경중 등에 따라 마련한 제2항 <별표 1> 소정의 징계양정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심리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2) 사건의 배경
(가) 원고는 00000000000000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이 스포츠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제작·보급하여 국민건강 증진 및 스포츠의 생활화와 스포츠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하는 등의 공익적 역할 수행을 최우선 과제로 하여 1993.12.27 설립한 종합유선방송 사업체이다.
(나) 참가인은 0000개발원 산하 교육방송본부에서 17년 1개월간 근무하며 기술국장을 역임하고 1990.3월 퇴사한 다음 주식회사 00000(이하 `00000"이라 한다)에서 기술이사로 재직하였고 1992.7월 공단 기술담당 전문위원으로 입사하여 원 고회사의 설립준비 단계에서부터 방송장비 소요 파악, 도입계획 수립, 사양결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원고회사가 설립된 후 1994.4.16 일반직 1급 직원으로 채용되어 기술부와 중계부의 소관업무를 통할하는 기술국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다) 방송용 중계차 제작·판매업을 영위하는 국내업체로는 0000과 00000000주식회사(이하 `0000"이라 한다) 단 두 회사만 있을 뿐이다.
(라) 원고는 다음과 같이 계약금액 합계 금 4,872,592,000원 상당의 중계차 4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0000에 제작·납품한 것이었다.
(3) 원고의 중계차 도입체계 및 그에 대한 참가인의 영향력 (가) 원고가 중계차 도입을 최종 결정하기까지는 소요품목 선정(기술차장), 사양서 작성(기술차장), 중계차 설계(참가인), 장비도입심의회의 심의, 구입품의에 대한 내부결재(기술차장→기술국장→협조/제작국장·기획국장→상임이사→상임감사→사장) 등의 과정을 순차로 거치고, 일단 구입이 결정되면 총무부장에 대한 구입의뢰(기술국장), 조달청에 대한 구매의뢰(총무부장), 입찰공고, 계약체결(최저가 응찰자와 조달청 담당 공무원), 장비제작(낙찰자), 장비제작 감독(중계부장), 중계차 검수(중계부장) 등의 과정을 거쳐 입고 받아 운영(중계부장) 하게 된다.
(나) 위와 같이 중계차 도입의 모든 과정이 참가인의 직접 소관 업무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직접적인 구매계약은 조달청의 입찰을 거쳐 담당 공무원이 체결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실질적으로는 그 전과정이 참가인의 의사에 의하여 좌지우지될 여지가 많이 있었다.
① 원고는 입찰이 실시된 후 입찰 참가업체들이 제출한 입찰제안서를 검토하여 탑재장비·제작사양·설계도면 등이 원고가 제시한 규격 또는 사양에 적합한 규격적격자에 대하여만 가격개찰권을 주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바, 원고의 사양서 작성 책임자가 참가인의 지휘·감독을 받는 기술차장이고 원고회사 내에 전산설계(CAD) 프로그램으로 중계차를 설계할 정도의 고도의 기술능력을 보유한 사람은 참가인 밖에 없었기 때문에 특별사양의 결정이나 설계 여하에 따라서는 두 경쟁업체 중에서 한곳을 배제하고 사실상 수의계약이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구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할 수가 있었다[실제로 중계4호차 구매 당시 참가인은 중계차의 천장부위를 기존의 조립식이 아닌 통자형으로 할 것을 특별사양으로 하는 시방서를 만들었는 바, 0000과 0000이 모두 1996.2.13 실시된 입찰에 참가하였으나 같은 달 29일 원고의 규격 검토 과정에서 조립식으로 설계한 0000이 부적격업체로 판정되었고, 이에 0000측에서 같은 해 3.5 원고를 방문하여 담당직원(참가인 또는 기술국 소속 직원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에게 그 사유를 문의하고 미비점을 보완할 뜻을 밝혔으나 그 담당직원이 오히려 입찰 포기를 종용하자 0000측에서 같은 달 7일 원고 대표이사를 수신인으로 하고 참가인을 참조인으로 한 항의성 서한을 발송하기도 하였다.
② 원고의 사장이 장비도입심의회의 위원장으로 되어 있고 그 밖에 다른 임원들과 간부직원들이 심의회에 참석하기는 하였지만 참가인이 방송기술분야의 최고실무책임자로서 고도의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관계로 실제 심의회 운영에 있어서는 참가인이 제공한 자료와 설명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일이 많았다.
③ 중계차 제작 감독 및 검수를 담당하는 실무책임자들도 참가인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직원들이었다.
(4) 참가인의 비위사실
(가) 참가인은 교육방송에 재직하던 1988년경부터 업무상 알게 된 0000 대표이사 000와 친분을 쌓아 오던 중 00000에 근무하던 1990년경 방송국에 중계차를 납품하기 위하여 보증 보험회사와의 사이에 0000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데 연대 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에 응하여 0000회사와의 사이에 0000을 피보증인으로 한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러한 관계는 참가인이 원고회사에 입사한 후에도 지속되었다.
(나) 참가인은 1997.6월경에도 000로부터 KBS 및 MBC에 중계차를 1대씩 제작·납품하게 되었는데 납품계약체결 등을 위하여 0000증권이 필요하니 0000회사와의 계약상 연대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대한0000주식회사, 한국0000주식회사, 0000보증기금(이하 3개의 회사를 `0000회사들"로 통칭하기로 한다)과의 사이에 각각 0000을 피보증인으로 하여 0000이 납품계약 등에 의하여 부담하는 채무를 불이행하는 등의 보험사고로 0000회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때에는 0000과 연대하여 지급보험금 및 소정의 지연손해금을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보증계약을 체결하였고, 한편 참가인은 00000에 재직시부터 부하직원이던 기술부장 김00에게 부탁하여 같은 내용의 연대보증계약을 체결케 하였다(김00은 1991.10월경 참가인의 도움으로 지체장애자인 장남을 0000에 취직시킨 일이 있는데, 그 후 1993년 초경 0000을 위한 연대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참가인의 부탁에 따라 그 무렵에도 참가인과 함께 0000을 위한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한 일이 있다).
(다) 그런데, 0000이 1997.12.14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는 바람에 KBS 및 MBC와의 중계차 납품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하게 되었고, 이에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 0000회사들이 구상권 또는 사전구상권에 기하여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을 급여 및 퇴직금의 각 2분의 1에 대하여 법원에 채권가압류 신청을 하여 그에 따른 각 채권가압류 결정이 1998.2.9 및 10일에 원고에게 송달되기에 이르렀는데, 위 각 가압류결정상의 청구채권액은 대한0000㈜이 500,000,000원, 한국0000㈜이 822,729,000원, 0000보증기금이 513,000,000원 등 합계 1,835,729,000원에 이르렀다(0000측에서 제공한 담보물의 평가액을 공제하더라도 잔존 채무액이 8억원 정도된다).
다. 판 단
(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사업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데에 그 근거가 있는 것인 바, 근로자의 사생활 영역에서 이루어진 행위라 할지라도 그것이 사업활동에 직접 관련이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원고의 설립배경 및 목적사업의 공익성, 원고가 중계차 등 주요 장비를 조달청이 실시하는 경쟁입찰에 의하여 도입하도록 되어 있는 취지, 단 두 업체에 의하여 과점되어 있는 국내 방송용중계차 제작업계의 실태를 비롯하여, 원고가 보유한 고가의 중계차 4대가 모두 그 중 0000에 의하여 제작·납품된 점, 참가인이 원고의 방송용 중계차 도입계획 수립, 사양결정, 제작 감독 및 검수 등을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설계를 전담하는 등 중계차 도입의 전과정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점, 0000은 원고회사와 이해관계가 언제든지 대립할 수 있는 거래업체인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국내 중계차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두 업체 중 하나인 0000을 위하여 개인간의 보증관계에서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 18억여원에 달하는 거액의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인이 되고 그러한 특수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행위는 설령 참가인이 0000 대표이사와의 사적인 친분에 따라 개인적으로 이 사건 보증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써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재산상의 실해가 발생하지는 아니하였고 참가인이 그와 관련하여 중계차 도입에 있어서 0000에 특혜를 주었다거나 원고에 의하여 부여된 직무상의 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확증이 드러나지는 아니하여 취업규칙 제4조 소정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비록 원고가 참가인과 함께 0000을 위한 공동연대보증인이 되었던 김00에 대하여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하는 데 그쳤다 하더라도 김00은 직상급자인 참가인의 부탁에 따라 0000의 연대보증인이 되었던 것으로써 그 경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보여질 뿐만 아니라(참가인이 이 점을 들어 원고에 대하여 김00의 선처를 구하기도 하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원고의 중계차 도입 과정에서의 영향력과 보증계약의 규모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으며, 그 밖에 참가인이 들고 있는 여러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이 참가인의 행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근로자의 사적인 영역에서 이루어진 행위가 회사와 직접 관련이 있다거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였다면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사건번호: 서울고등법원 99누5438
판결일자: 2000.4.19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1998.9.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8부해240호 부당해고구제재심 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라는 판결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라는 판결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호증의 1∼2, 갑2호증의 1∼4, 갑3호증, 갑4호증의 1∼2, 을1호증의 1∼3, 을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4.4.16 원고 회사에 일반직 1급 직원으로 입사하여 1997.10.8까지는 기술국장으로, 그 이후부터는 기획편성국 편성부 주조정실 방송운행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기술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원고에게 방송용 중계차를 제작·납품하는 등 사업상 많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주식회사 0000(이하 `0000"이라 한다)을 위하여 0000회사들과 거액의 연대보증계약(이하 `이 사건 보증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함으로써 0000의 부도로 급여를 가압류 당하여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사유로 인사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1998.2.23 참가인을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이라 한다).
다. 참가인은 1998.3.1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고, 같은 위원회가 1998.5.20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이 사건 해임을 부당해고로 인정함과 아울러 그 구제조치로써 원직 복직과 해고기간 중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라. 원고는 1998.6.8 중앙노동위원회에 98부해240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위원회는 1998.9.3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위 해임사유와 같은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원고의 상벌규정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그 정도가 중하고 고의에 의한 것인데다가 참가인이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도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피고 및 참가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임은 부당해고로써 이 사건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첫째, 참가인은 0000 대표이사와의 개인적 친분관계에 따라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이 사건 보증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써, 원고의 장비도입체계 및 직무분장에 의하면 중계차의 구매발주 책임자는 총무부장으로 되어 있고 구매발주에 앞서 장비도입심의회의 심의와 대표이사의 결재를 거치도록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구매계약은 조달청의 공개경쟁입찰에서 낙찰 받은 업체와 체결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참가인이 방송용 중계차 구입과 관련하여 0000에 특혜를 줄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고 실제로 어떠한 특혜를 준 바도 없는 바, 위와 같이 직무와 관련성이 없는 개인적 보증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는 없으므로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한 사유가 없다.
둘째, 설령 참가인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종전에 참가인이 받은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은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 권00이 KBS 출신 직원을 우대하고 교육방송(EBS) 출신 직원을 탄압하기 위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한 것인 점, 참가인이 원고의 창설요원으로 입사하여 회사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점, 이 사건 보증계약의 체결로 말미암아 원고에게 실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원고와 함께 0000을 위한 보증계약을 체결한 공동연대보증인 중 한사람인 김00에 대하여는 원고가 정직 3월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징계처분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임은 원고가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나.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에서 본 증거들 갑5호증의 1∼3, 갑6호증, 갑7호증의 1∼3, 갑8∼10호증, 갑12호증의 1∼3, 을2호증, 을5호증의 1∼2, 을10호증의 2, 을12호증의 3, 을13호증, 을15∼19호증, 을26∼27호증, 을28호증의 1∼3, 을29호증, 30호증의 1∼16, 을39호증의 1∼2, 을40호증의 1∼3, 을44호증의 1∼3, 을53호증의 8∼11의 각 기재 및 영상, 원심 증인 허00·박00 및 당심증인 허00·백00의 각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징계관련 규정
(가) 원고의 취업규칙 제4조(성실의 의무)는 “직원은 정관 및 제규정을 준수하여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조(품위유지)는 “직원은 회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상호 인격을 존중하여 직장의 질서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의 취업규칙 제49조에 위하면 직원의 징계에 관하여는 상벌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규정되어 있고, 상벌규정 제13조 제1항은 징계의 종류로 파면·해임·정직·감봉·견책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12조 제1항에 의하면 직원이 `법령·정관 및 제규정을 위반할 경우"(제1호), `직무상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하였을 경우"(제2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한 경우"(제3호) 등에는 대표이사가 인사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징계를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고, 제2항에 의하면 인사관리위원회는 비위의 유형과 정도, 과실의 경중 등에 따라 마련한 제2항 <별표 1> 소정의 징계양정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심리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2) 사건의 배경
(가) 원고는 00000000000000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이 스포츠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제작·보급하여 국민건강 증진 및 스포츠의 생활화와 스포츠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하는 등의 공익적 역할 수행을 최우선 과제로 하여 1993.12.27 설립한 종합유선방송 사업체이다.
(나) 참가인은 0000개발원 산하 교육방송본부에서 17년 1개월간 근무하며 기술국장을 역임하고 1990.3월 퇴사한 다음 주식회사 00000(이하 `00000"이라 한다)에서 기술이사로 재직하였고 1992.7월 공단 기술담당 전문위원으로 입사하여 원 고회사의 설립준비 단계에서부터 방송장비 소요 파악, 도입계획 수립, 사양결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원고회사가 설립된 후 1994.4.16 일반직 1급 직원으로 채용되어 기술부와 중계부의 소관업무를 통할하는 기술국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다) 방송용 중계차 제작·판매업을 영위하는 국내업체로는 0000과 00000000주식회사(이하 `0000"이라 한다) 단 두 회사만 있을 뿐이다.
(라) 원고는 다음과 같이 계약금액 합계 금 4,872,592,000원 상당의 중계차 4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0000에 제작·납품한 것이었다.
(3) 원고의 중계차 도입체계 및 그에 대한 참가인의 영향력 (가) 원고가 중계차 도입을 최종 결정하기까지는 소요품목 선정(기술차장), 사양서 작성(기술차장), 중계차 설계(참가인), 장비도입심의회의 심의, 구입품의에 대한 내부결재(기술차장→기술국장→협조/제작국장·기획국장→상임이사→상임감사→사장) 등의 과정을 순차로 거치고, 일단 구입이 결정되면 총무부장에 대한 구입의뢰(기술국장), 조달청에 대한 구매의뢰(총무부장), 입찰공고, 계약체결(최저가 응찰자와 조달청 담당 공무원), 장비제작(낙찰자), 장비제작 감독(중계부장), 중계차 검수(중계부장) 등의 과정을 거쳐 입고 받아 운영(중계부장) 하게 된다.
(나) 위와 같이 중계차 도입의 모든 과정이 참가인의 직접 소관 업무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직접적인 구매계약은 조달청의 입찰을 거쳐 담당 공무원이 체결하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실질적으로는 그 전과정이 참가인의 의사에 의하여 좌지우지될 여지가 많이 있었다.
① 원고는 입찰이 실시된 후 입찰 참가업체들이 제출한 입찰제안서를 검토하여 탑재장비·제작사양·설계도면 등이 원고가 제시한 규격 또는 사양에 적합한 규격적격자에 대하여만 가격개찰권을 주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바, 원고의 사양서 작성 책임자가 참가인의 지휘·감독을 받는 기술차장이고 원고회사 내에 전산설계(CAD) 프로그램으로 중계차를 설계할 정도의 고도의 기술능력을 보유한 사람은 참가인 밖에 없었기 때문에 특별사양의 결정이나 설계 여하에 따라서는 두 경쟁업체 중에서 한곳을 배제하고 사실상 수의계약이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구매계약을 체결하도록 할 수가 있었다[실제로 중계4호차 구매 당시 참가인은 중계차의 천장부위를 기존의 조립식이 아닌 통자형으로 할 것을 특별사양으로 하는 시방서를 만들었는 바, 0000과 0000이 모두 1996.2.13 실시된 입찰에 참가하였으나 같은 달 29일 원고의 규격 검토 과정에서 조립식으로 설계한 0000이 부적격업체로 판정되었고, 이에 0000측에서 같은 해 3.5 원고를 방문하여 담당직원(참가인 또는 기술국 소속 직원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에게 그 사유를 문의하고 미비점을 보완할 뜻을 밝혔으나 그 담당직원이 오히려 입찰 포기를 종용하자 0000측에서 같은 달 7일 원고 대표이사를 수신인으로 하고 참가인을 참조인으로 한 항의성 서한을 발송하기도 하였다.
② 원고의 사장이 장비도입심의회의 위원장으로 되어 있고 그 밖에 다른 임원들과 간부직원들이 심의회에 참석하기는 하였지만 참가인이 방송기술분야의 최고실무책임자로서 고도의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관계로 실제 심의회 운영에 있어서는 참가인이 제공한 자료와 설명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일이 많았다.
③ 중계차 제작 감독 및 검수를 담당하는 실무책임자들도 참가인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직원들이었다.
(4) 참가인의 비위사실
(가) 참가인은 교육방송에 재직하던 1988년경부터 업무상 알게 된 0000 대표이사 000와 친분을 쌓아 오던 중 00000에 근무하던 1990년경 방송국에 중계차를 납품하기 위하여 보증 보험회사와의 사이에 0000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데 연대 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에 응하여 0000회사와의 사이에 0000을 피보증인으로 한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러한 관계는 참가인이 원고회사에 입사한 후에도 지속되었다.
(나) 참가인은 1997.6월경에도 000로부터 KBS 및 MBC에 중계차를 1대씩 제작·납품하게 되었는데 납품계약체결 등을 위하여 0000증권이 필요하니 0000회사와의 계약상 연대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대한0000주식회사, 한국0000주식회사, 0000보증기금(이하 3개의 회사를 `0000회사들"로 통칭하기로 한다)과의 사이에 각각 0000을 피보증인으로 하여 0000이 납품계약 등에 의하여 부담하는 채무를 불이행하는 등의 보험사고로 0000회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때에는 0000과 연대하여 지급보험금 및 소정의 지연손해금을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보증계약을 체결하였고, 한편 참가인은 00000에 재직시부터 부하직원이던 기술부장 김00에게 부탁하여 같은 내용의 연대보증계약을 체결케 하였다(김00은 1991.10월경 참가인의 도움으로 지체장애자인 장남을 0000에 취직시킨 일이 있는데, 그 후 1993년 초경 0000을 위한 연대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참가인의 부탁에 따라 그 무렵에도 참가인과 함께 0000을 위한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한 일이 있다).
(다) 그런데, 0000이 1997.12.14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는 바람에 KBS 및 MBC와의 중계차 납품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보험사고가 발생하게 되었고, 이에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 0000회사들이 구상권 또는 사전구상권에 기하여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을 급여 및 퇴직금의 각 2분의 1에 대하여 법원에 채권가압류 신청을 하여 그에 따른 각 채권가압류 결정이 1998.2.9 및 10일에 원고에게 송달되기에 이르렀는데, 위 각 가압류결정상의 청구채권액은 대한0000㈜이 500,000,000원, 한국0000㈜이 822,729,000원, 0000보증기금이 513,000,000원 등 합계 1,835,729,000원에 이르렀다(0000측에서 제공한 담보물의 평가액을 공제하더라도 잔존 채무액이 8억원 정도된다).
다. 판 단
(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사업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규율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데에 그 근거가 있는 것인 바, 근로자의 사생활 영역에서 이루어진 행위라 할지라도 그것이 사업활동에 직접 관련이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는 경우에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원고의 설립배경 및 목적사업의 공익성, 원고가 중계차 등 주요 장비를 조달청이 실시하는 경쟁입찰에 의하여 도입하도록 되어 있는 취지, 단 두 업체에 의하여 과점되어 있는 국내 방송용중계차 제작업계의 실태를 비롯하여, 원고가 보유한 고가의 중계차 4대가 모두 그 중 0000에 의하여 제작·납품된 점, 참가인이 원고의 방송용 중계차 도입계획 수립, 사양결정, 제작 감독 및 검수 등을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설계를 전담하는 등 중계차 도입의 전과정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점, 0000은 원고회사와 이해관계가 언제든지 대립할 수 있는 거래업체인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국내 중계차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두 업체 중 하나인 0000을 위하여 개인간의 보증관계에서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 18억여원에 달하는 거액의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인이 되고 그러한 특수한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행위는 설령 참가인이 0000 대표이사와의 사적인 친분에 따라 개인적으로 이 사건 보증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써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재산상의 실해가 발생하지는 아니하였고 참가인이 그와 관련하여 중계차 도입에 있어서 0000에 특혜를 주었다거나 원고에 의하여 부여된 직무상의 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확증이 드러나지는 아니하여 취업규칙 제4조 소정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비록 원고가 참가인과 함께 0000을 위한 공동연대보증인이 되었던 김00에 대하여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하는 데 그쳤다 하더라도 김00은 직상급자인 참가인의 부탁에 따라 0000의 연대보증인이 되었던 것으로써 그 경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다고 보여질 뿐만 아니라(참가인이 이 점을 들어 원고에 대하여 김00의 선처를 구하기도 하였다), 두 사람 사이에는 원고의 중계차 도입 과정에서의 영향력과 보증계약의 규모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으며, 그 밖에 참가인이 들고 있는 여러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이 참가인의 행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임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